오늘은 크루즈 여행 5일차, 영국 남부의 항구도시 사우스햄튼(Southampton)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잔잔한 바다를 품고 있는 이 도시는 역사와 미스터리가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세월을 넘나드는 여행처럼, 타이타닉의 출발지였던 사우스햄튼, 신비한 돌들이 쌓인 스톤헨지, 그리고 인간의 신앙이 깃든 솔즈베리 대성당까지 이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하루는 마치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여정 같았답니다.
🌟 사우스햄튼: 타이타닉이 떠난 역사적인 항구
사우스햄튼에 도착한 순간, 가이드님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여기가 바로, 그 유명한 타이타닉 호가 출발한 항구입니다.”
1912년 4월 10일, 전설적인 대형 여객선 타이타닉은 이곳 사우스햄튼을 출항했습니다. ‘침몰할 수 없는 배’라는 명성을 등에 업고, 꿈과 희망을 품은 수천 명의 승객을 실은 타이타닉은, 첫 항해 중 대서양에서 빙산과 충돌해 침몰하고 말았죠.
도시 곳곳에는 타이타닉을 기리는 표지판과 기념관이 남아 있었고, 그 역사적인 흔적을 따라 걷다 보니 왠지 모를 숙연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혹시나 이 항구를 떠나던 승객들 중, 누군가는 마지막 인사를 했을지 모릅니다. 이 바람결에도 그들의 숨결이 남아 있는 것 같았습니다.
🏰 스톤헨지: 4,500년의 수수께끼
다음으로 향한 곳은 세계적인 신비의 유산, 스톤헨지(Stonehenge)였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 위에 거대한 돌들이 원형을 이루며 서 있는 모습은 정말 경이로웠습니다.
가이드님께서는 “이곳은 약 4500년 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스톤헨지가 세워진 정확한 이유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습니다.
천문 관측을 위한 장소였다는 설, 종교적 의식이 치러지던 제단이었다는 설, 혹은 선조들의 무덤이었을 것이라는 설까지…
스톤헨지는 여전히 많은 학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장소로, 여름과 겨울의 하지와 동지 때 돌 사이로 햇살이 정확히 들어오는 걸 보면 고대인들이 얼마나 자연과 우주를 정교하게 관찰했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조용히 돌 무덤 주위를 걸으며, 4500년 전에도 이곳에 사람들이 서 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생각을 하며 이 땅을 밟았을까? 그저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우리는 그들의 흔적을 따라 걷고 있었습니다.

⛪ 솔즈베리 대성당: 고요 속의 아름다움
스톤헨지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고즈넉한 도시 솔즈베리(Salisbury)로 이동했습니다.
여기에는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딕 양식 건축물 중 하나인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이 있습니다.
그 웅장한 첨탑은 영국에서 가장 높은 123미터를 자랑하며, 그 모습은 정말 압도적이었습니다.
가이드님은 성당 내부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작동 중인 시계와, 대영박물관보다 귀한 대헌장(Magna Carta) 원본이 보관되어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성당 내부를 들어갈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가 방문한 시점이 부활절 주간(Easter Week)이라 성당은 종교 행사 준비로 관광객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성당 외부에서 그 장엄한 외관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화려하면서도 위압적이지 않은 섬세한 조각들이 성당을 장식하고,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구조는 마치 인간이 신을 향해 손을 뻗고자 했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는 듯했습니다.

🎤 크루즈에서의 밤: ABBA의 히트곡과 함께 춤추는 시간
길고 긴 하루를 마친 후, 우리는 다시 우리 집 같은 크루즈로 돌아왔습니다.
그날 밤, 크루즈 중앙홀에서는 특별한 이벤트가 펼쳐졌습니다. 바로 ABBA의 히트곡 퍼레이드였죠.
무대 위에서는 가수들이 ABBA의 명곡인 “Dancing Queen”, “Mamma Mia”, “Waterloo” 등을 열창하며, 각국의 여행객들을 이끌어 내어 함께 춤을 추도록 유도했습니다. 순식간에 나이트 클럽처럼 분위기가 변했습니다.
그렇지만 재미있었던 점은, 그 수백 명 중 한국인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한국인들은 대부분 관람만 하거나 객실에서 지내며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저도 마음은 무대에 나가 함께 춤추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 오늘 하루,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여정
오늘은 타이타닉이 떠난 항구에서부터 스톤헨지의 미스터리한 돌들, 솔즈베리 대성당의 신앙이 깃든 아름다움까지, 시간을 넘나드는 여정을 경험한 하루였습니다.
타이타닉의 침몰이라는 비극을 따라 걸으며, 수천 년 전 사람들의 의식과 삶의 흔적을 따라갔고, 현대적인 크루즈 여행의 활기찬 밤은 그 여운을 더욱 짙게 해주었습니다.
오늘의 여정은 아마도 오랫동안 내 마음 속에 잊히지 않을,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